티스토리 뷰
약국에서 당뇨약이나 고지혈증약을 오래 받아가시는 분들을 뵈면, 복약 패턴이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한쪽은 "어차피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인데 하루 이틀 거른다고 뭐 달라지겠냐"며 띄엄띄엄 챙기시고, 다른 한쪽은 매일 같은 시간에 거르지 않고 꾸준히 챙기십니다. 신기하게도 몇 달, 몇 년이 지나고 보면 두 분의 혈당·콜레스테롤 수치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납니다. 하루하루는 비슷해 보이는데, 쌓이고 나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되어 있는 겁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말씀은 잠언 6장 6~8절입니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감독자도 없고 통치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잠언 6:6-8)
개미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장 눈앞에 보상이 없어도 매일 조금씩 양식을 모읍니다. 하루치만 보면 아주 작은 움직임인데, 여름 내내 쌓이면 겨울을 나는 큰 양식이 됩니다. 건강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약을 챙겨 먹는 것, 오늘 하루 물을 한 잔 더 마시는 것, 오늘 하루 10분 걷는 것 — 그 하루치는 솔직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처럼 느껴지지만, 그게 쌓인 결과는 절대 작지 않습니다.
잠언은 다른 구절에서 게으름의 결과도 분명히 짚습니다.
「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 (잠언 10:4)
이 구절이 말하는 '가난'과 '부함'을 건강에 대입해 봐도 똑같이 들어맞습니다. 복약을, 운동을, 식습관 관리를 게으르게 하면 몸은 서서히 가난해지고, 부지런히 챙기면 몸은 서서히 부해집니다. 당장 티가 안 나서 그렇지,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약국에서 제가 꾸준히 챙기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냥 습관이 됐어요. 생각하고 먹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시간 되면 자동으로 손이 가요." 의지력으로 매번 애쓰는 게 아니라, 아예 몸에 밴 습관으로 만들어버리신 겁니다. 그래서 저는 복약을 어려워하시는 분들께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장치를 먼저 권해드립니다. 요일별 약통(필박스)에 일주일치를 한 번에 나눠 담아두시라고요. 그러면 "오늘 먹었나 안 먹었나" 고민할 필요 없이, 통만 보면 바로 확인이 되거든요. 휴대폰 알람도 좋지만, 눈에 보이는 장치 하나가 훨씬 꾸준함을 만들어 줍니다.
개미에게 감독자가 없어도 부지런히 움직이듯, 우리도 매일 누가 검사하지 않아도 스스로 챙기는 작은 습관 하나가 몇 년 뒤의 건강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작은 부지런함이 무엇일지,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눕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누워 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 (잠언 6:9-11)
개미의 부지런함과 게으른 자의 늘어짐을 나란히 보여주는 이 대비가, 오늘따라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감사의 습관'을 주제로, 감사가 실제로 우리 몸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잠언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