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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매일 오시는 만성질환 환자분들 중에도 유독 기억에 남는 분들이 계십니다. 같은 병을 앓고 계셔도 "오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그래도 약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회복 속도도, 컨디션도 더 좋아 보일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작은 불편에도 계속 불평하시는 분들은 같은 처방을 받으셔도 유독 더 힘들어하시는 걸 봅니다. 마음가짐 하나가 몸이 느끼는 고통의 크기 자체를 바꾸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말씀은 잠언 15장 15절입니다.

「고난받는 자는 그 날이 다 험악하나 마음이 즐거운 자는 항상 잔치하느니라」 (잠언 15:15)

같은 고난 안에 있어도, 마음이 즐거운 사람에게는 그 하루가 잔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상황이 바뀌지 않아도 마음의 태도가 그 상황을 다르게 만든다는 뜻이겠지요. 실제로 감사하는 마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염증 반응을 줄인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가 그냥 기분 좋은 생각이 아니라, 몸에 실제로 작용하는 '보약'인 셈입니다.

잠언은 바로 다음 구절에서도 이 원리를 이어갑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 (잠언 15:13)

얼굴빛까지 바뀐다는 건, 마음 상태가 혈색과 표정근육, 자율신경까지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약국에서 뵙는 분들 중에도 표정만 봐도 "아, 요즘 마음이 편안하시구나" 짐작이 갈 때가 많은데, 신기하게도 그런 분들은 실제 건강 지표도 더 안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감사하는 습관이 어려우신 분들께 거창한 걸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루를 마칠 때 딱 세 가지만 떠올려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오늘 감사했던 일 세 가지."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았다", "오늘 약을 제때 챙겨 먹었다", "오늘 아들이 전화를 했다" 같은 작은 것들이어도 충분합니다. 매일 써보신 분들은 몇 주만 지나도 표정이 달라지십니다.

개미가 부지런함으로 몸을 지키듯, 감사는 마음을 지키는 꾸준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도, 마음에 잔치를 베풀 수 있는 쪽을 선택하는 것 — 그것이 오늘 말씀이 주는 지혜입니다.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로 마르게 하느니라」 (잠언 17:22)

즐거운 마음이 '양약'이라는 표현이 약사인 저에게는 유독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절제의 습관'을 주제로, 넘치지 않게 다스리는 지혜를 잠언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