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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당뇨나 지방간 수치로 걱정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씀이 있습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어요." 술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야식 한 입이 한 그릇이 되는 식입니다. 심지어 약도 그렇습니다. "효과가 더디니 하루 두 번 먹을 걸 세 번 먹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해진 용량을 넘기면 오히려 부작용 위험만 커질 뿐 효과가 더 빨라지는 게 아닙니다. 멈춰야 할 지점에서 멈추지 못하는 것, 그게 생각보다 많은 건강 문제의 시작입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말씀은 잠언 25장 28절입니다.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잠언 25:28)
성벽이 없는 성읍은 아무리 좋은 것들을 안에 쌓아두어도 적이 들어오면 그대로 무너집니다. 절제는 그 성벽과 같습니다. 식욕, 음주, 과로, 심지어 약을 더 먹고 싶은 마음까지 — 우리 몸을 지키는 경계선을 세우는 일이 바로 절제입니다. 경계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치료와 처방도 그 효과를 지켜낼 수 없습니다.
잠언은 구체적으로 과음과 과식도 짚습니다.
「술을 즐겨 하는 자들과 고기를 탐하는 자들과 더불어 사귀지 말라 술 취하고 탐식하는 자는 가난하여질 것이요 잠자기를 즐겨 하는 자는 해어진 옷을 입을 것임이니라」 (잠언 23:20-21)
여기서 '가난'은 단순히 돈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절제되지 않은 습관은 결국 몸의 건강도, 시간도, 관계도 가난하게 만듭니다. 당장은 풍족하게 즐기는 것 같아도, 끝에 남는 건 해어진 옷처럼 낡고 상한 몸입니다.
저는 절제가 어려우신 분들께 "한 번에 끊으세요"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눈에 보이는 작은 경계선을 만들어보시라고 권합니다. 술은 한 병이 아니라 한 잔짜리 잔으로 따로 담아두기, 야식은 아예 안 사두기, 약은 처방된 통만 꺼내 책상 위에 올려두고 더 꺼내지 않기. 의지력보다 환경을 바꾸는 게 훨씬 오래갑니다.
개미의 부지런함, 감사하는 마음에 이어 절제까지, 결국 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과 몸에 어떤 경계선을 세울지, 작은 성벽 하나를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연락을 좋아하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술과 기름을 좋아하는 자는 부하게 되지 못하느니라」 (잠언 21:17)
넘치는 즐거움을 좇다 보면 오히려 가난해진다는 이 역설이, 절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줍니다. 다음 편은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화입니다. '평안의 습관'을 주제로, 몸과 마음이 함께 쉬는 지혜를 나누며 마무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