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서약사상담소입니다 😊

요즘 약국에 오시는 분들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부쩍 늘었어요.

"약사님, 요즘 잠이 잘 안 와요."
"별일 없는데도 마음이 계속 불안하고 무거워요."

이럴 때 저는 필요한 경우 약을 안내해 드리지만, 약보다 먼저 꼭 한마디 덧붙이는 게 있어요. 바로 "오늘 감사했던 일 하나만 떠올려 보세요"입니다.

"약사가 웬 감사 타령이야?" 하실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부터 8편에 걸쳐 「감사, 마음을 살리는 처방」이라는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이에요.

■ 감사, 단순한 '좋은 말'일까요?

감사는 오래전부터 신앙과 도덕의 영역에서 강조되어 왔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심리학 연구의 주제로도 꾸준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가 2003년 에몬스(Emmons)와 맥컬러프(McCullough)의 실험이에요. 참가자들을 나누어 한 그룹은 감사한 일을, 다른 그룹은 짜증 나는 일이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를 기록한 그룹이 여러 웰빙 지표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였고,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감정 쪽 변화가 가장 뚜렷했다고 해요.

수면과 관련된 연구도 있어요. 2009년 영국 연구팀이 성인 401명을 조사했더니, 평소 감사하는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수면의 질이 좋고 잠드는 시간도 짧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잠들기 전에 떠올리는 생각이 더 긍정적이었던 점이 이 관계를 설명해 준다고 보았어요.

다만 정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어요. 위 수면 연구는 한 시점에 설문을 받은 연구라서 "감사해서 잠을 잘 잔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감사 기록 실험도 참가자 수가 크지 않은 연구입니다. 그러니 감사가 불면이나 불안을 고쳐 주는 약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다만 마음을 돌보는 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라는 정도는 말할 수 있겠지요.

■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하루 2분 감사 처방

거창할 필요 없어요. 잠들기 전에 딱 2분만 내 보세요.

  1. 오늘 있었던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어 보세요. (따뜻한 국 한 그릇, 버스가 바로 온 것, 안부 전화 한 통, 이런 사소한 것도 좋아요.)
  2. 가능하면 "왜 그게 감사했는지" 한 줄만 덧붙여 보세요. 이유를 함께 적으면 그날의 감사가 조금 더 또렷해져요.
  3. 매일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보다 오늘 있었던 구체적인 일을 적어 보세요. 지루해지지 않고 오래 이어 갈 수 있어요.

이 '하루 세 가지 좋은 일' 방법은 긍정심리학자 셀리그만 연구팀이 소개해 널리 알려진 방법이에요.

■ 약사의 한마디

감사 습관은 약을 대신하지 않아요. 잠이 안 오는 날이 몇 주씩 이어지거나, 기분이 계속 가라앉고 일상이 힘들 정도라면 감사 일기만 붙들고 계시지 말고 꼭 의료진이나 가까운 약사와 상담하세요. 감사는 치료를 돕는 작은 습관이지, 치료를 미루는 이유가 되면 안 되니까요.

■ 앞으로의 이야기

다음 시간부터는 감사와 수면, 스트레스, 관계, 불평 내려놓기 같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볼게요.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확인된 만큼만, 아직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게 전하겠습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감사한 일 딱 하나만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시편 103:2)

'잊지 말라'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아요. 우리 하루에는 감사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데, 바쁘다 보면 힘들고 부족한 것만 또렷이 기억하게 되잖아요. 시편 기자는 일부러 '기억하라'고 자기 영혼에게 말을 건넵니다. 감사도 타고나는 기분이 아니라 연습하는 습관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 하루, 잊고 지나친 은택 하나를 다시 꺼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