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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약사입니다 :)

요즘 약국 카운터에 서 있다 보면 예전보다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어요. "소화가 안 돼요", "잠을 못 자요" 하고 오시는 분들 중에 실제로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쳐서 그런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거예요. 불안하고, 무기력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게 돼요. 몸의 병만큼이나 마음의 병도 흔한 시대가 됐다는 걸 요즘 부쩍 실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부터 새 시리즈를 시작해보려고 해요. 제목은 「시편, 마음의 병을 만나다」예요. 성경 속에서 가장 솔직하게 아픔을 토해낸 사람, 다윗의 시편을 따라가면서 마음 건강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다윗도 완벽하지 않았어요

다윗 하면 보통 강인한 왕, 거인 골리앗을 이긴 용사를 떠올리시죠. 그런데 시편을 펼쳐보면 전혀 다른 다윗을 만나게 돼요. 두려워서 잠을 못 이루고, 원수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기 죄 때문에 밤새 눈물로 요를 적셨다고 고백하는 사람이에요.

시편 34편 18절엔 이런 구절이 있어요.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시편 34:18)

저는 이 구절이 참 위로가 돼요. 하나님은 다 극복하고 씩씩해진 다음에 다가오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마음이 상해 있는 바로 그 상태의 사람을 "가까이" 하신다고 하셨어요.

통성기도,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

다윗의 시편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감정을 정제해서 예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하나님, 어찌 저를 이렇게 두십니까", "제 원수들 때문에 숨이 막힙니다" — 이렇게 있는 그대로 쏟아내요. 이게 바로 통성기도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에 있는 걸 억누르지 않고 소리 내어 터뜨리는 것.

약사로서 보면, 이건 실제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스트레스나 불안을 계속 억누르기만 하면 결국 몸으로 신호가 와요.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봐요.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회복의 시작이라는 걸, 다윗의 시편이 수천 년 전부터 보여주고 있었던 거예요.

마음을 돌보는 작은 습관들

약국에서 상담하다 보면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오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나요. 약물이 꼭 필요한 순간도 분명히 있지만, 약에만 기대다 보면 오히려 그 약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마음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봐요. 그래서 약과 함께, 혹은 약을 쓰기 전에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마음 돌봄 습관도 같이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거예요. "그냥 힘들다"가 아니라 "나 지금 불안하구나", "나 지금 서운하구나" 하고 구체적으로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돼요.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면 몸과 마음의 반응이 오히려 더 커진다는 게 여러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에요.

 

둘째는 마음을 나누는 거예요. 다윗이 시편에서 그랬듯, 힘든 마음을 혼자 끌어안지 말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혹은 기도로 털어놓아 보세요. 감정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는 특성이 있어서, 나누는 것만으로도 무게가 줄어들어요.

 

셋째는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거예요. 심리학에서는 이걸 '자기자비(self-compassion)'라고 부르는데, 실수하거나 힘든 순간에 자신을 다그치는 대신 "그럴 수 있어, 애썼어" 하고 다독여주는 태도를 말해요. 나에게 작은 칭찬 한마디를 건네는 것, 생각보다 훨씬 힘이 있어요.

이 세 가지, 감정에 이름 붙이기·나누기·나를 다독이기는 거창한 게 아니라 오늘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습관들이에요. 이 시리즈를 통해 다윗의 시편과 함께 하나씩 더 풀어드릴게요.

앞으로 나눌 이야기들

이 시리즈에서는 다윗이 겪었던 여러 감정들 — 회개와 자책, 불안과 두려움, 낙심과 무기력, 억울함과 분노, 불면과 쉼, 그리고 결국 찾아온 회복까지 — 를 시편 구절과 함께 하나씩 짚어보려고 해요. 저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서, 이 과정을 같이 걸어가면서 나누고 싶어요.

마음이 힘드신 분들께 이 시리즈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지금 마음이 많이 지쳐 계신 분이 있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가까운 분께든, 전문가께든, 그리고 하나님께든 솔직하게 털어놓으시길 바라요.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몸 건강을 챙기듯 마음 건강도 똑같이 지켜야 할 대상이라는 걸, 성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주고 있었네요.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시리즈를 통해 저부터도 제 마음을 더 돌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