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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약사입니다.

요즘 약국에 오시는 분들 중에 "특별히 아픈 데는 없는데 자꾸 가슴이 두근거려요", "잠들기 전에 괜히 불안해서 잠을 설쳐요"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몸이 계속 경계 태세에 있는 것처럼 긴장해 있는 거예요. 요즘같이 뉴스도 시끄럽고 생활이 빠듯하다 보면 이유를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운 불안이 자꾸 찾아오는 것 같아요.

 

「시편, 마음의 병을 만나다」 3화에서는 다윗이 진짜 목숨이 위태로운 두려움 속에서 어떻게 그 마음을 다뤘는지, 시편 23편과 91편을 통해 들여다보려고 해요.

다윗, 두려움을 가장 많이 겪은 사람

시편 23편과 91편은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니던 시절,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쓴 시라고 알려져 있어요.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실제로 생명이 걸린 두려움이었던 거죠. 그런데 다윗은 그 두려움을 부정하거나 억지로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그 한가운데서 이렇게 고백해요.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시편 23:4)

"두렵지 않은 척"이 아니라 "두려워할 만한 골짜기"라는 걸 그대로 인정해요. 다만 그 골짜기 안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윗을 버티게 한 거예요.

너는 밤에 놀램과 낮에 화살과 어두울 때 행하는 전염병과 백주에 황폐하게 하는 파멸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시편 91:5-6)

밤에 놀라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 —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유 없는 불안과도 꽤 닮아 있죠. 수천 년 전에도 사람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밤이 무섭고 불안한 마음을 겪었다는 게, 저는 오히려 위로가 되더라고요.

불안이 몸으로 나타나는 이유

약사로서 보면, 불안은 마음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 몸은 위협을 느끼면 자율신경계가 곧바로 반응해서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근육을 긴장시켜요. 원래 맹수를 만났을 때 도망치거나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반응인데, 문제는 요즘은 맹수 대신 막연한 걱정거리에도 이 반응이 계속 켜져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불면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몸은 정상인데 계속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태인 거죠.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건 몸에게 "지금 안전하다"는 신호를 다시 보내주는 거예요.

다윗이 시편에서 반복해서 말한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고백이 바로 그 역할을 해요. 실제로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더라도,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인식 자체가 긴장된 몸과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거든요.

마음을 돌보는 작은 습관들

다윗의 시편을 보면서, 불안한 순간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습관 세 가지를 정리해봤어요.

 

첫째, 막연한 불안을 구체적인 말로 꺼내보는 거예요. 다윗도 "그냥 무섭다"에서 멈추지 않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밤의 놀램"처럼 구체적으로 적었어요. 막연한 불안은 실체가 없어 더 크게 느껴지는데, 무엇이 걱정되는지 글로 적어보면 오히려 크기가 줄어드는 걸 느끼실 수 있어요.

 

둘째,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는 거예요. 지금 힘이 되어준 사람, 함께해준 순간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세요. 다윗에게 "지팡이와 막대기"가 안위가 되었듯, 실제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의 긴장이 누그러져요.

 

셋째, 호흡으로 몸에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불안할 때 4초 들이마시고 7초 멈췄다가 8초에 걸쳐 천천히 내쉬는 호흡을 몇 번만 반복해보세요. 몸이 "지금 위험하지 않다"는 신호를 받으면 마음도 따라서 가라앉는 경우가 많아요.

두려움 자체를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그 두려움 안에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걸 붙잡는 것 — 다윗이 남긴 지혜는 이거였던 것 같아요.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너는 두려워하지 아니하겠고 네가 누울 때에 네 잠이 달리로다 너는 갑자기 닥치는 두려움도, 악인에게 닥치는 멸망도 두려워하지 말라 (잠언 3:24-25)

편히 잠드는 것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나란히 쓰여 있는 게 인상 깊어요. 결국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쉴 수 있다는 걸 성경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죠. 오늘 밤, 이유 없이 불안하신 분이 있다면 다윗의 고백처럼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한 번 되뇌어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