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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미숙 약사예요. 오늘은 전북 정읍에 다녀왔어요. 6·25 전쟁 때 순교한 성도들을 기억하는 두암교회와, 가까이 있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에요.
오늘 두 곳을 돌아보며, 혁명과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믿음과 옳은 길을 지켜 낸 분들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어요. 그 감동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 글을 써요.
요즘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그런 아이들과 함께 가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보다 먼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믿음과 용기를 지켰는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서예요.
■ 아픔이 있어도 혼자가 아니에요
아이들이 아플 때 "참아라", "다른 사람은 더 힘들었어"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아이의 아픔은 그 아이에게 진짜로 크니까요.
다만 이런 이야기는 해 줄 수 있어요.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도 큰 아픔을 지나갔고, 그 곁에는 서로를 붙들어 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에요. 아이가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나도 함께 견딜 수 있겠구나" 하고 느끼는 것, 그것이 이 여행의 목적이에요.
■ 1. 두암교회와 순교기념관
두암교회는 정읍시 소성면 애당리에 있어요. 1947년에 세워진 교회예요(성결교단). 6·25 전쟁 때 이 교회 성도 23명이 순교했다고 해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였어요.
교회 곁에는 순교기념관이 있고, 순교자 묘역과 기념비, 돌 십자가가 있어요.
순교기념관에는 순교자 23명을 인형으로 세워 둔 전시가 있었어요. 제가 이곳에서 특별히 마음에 남은 것은 이런 점이에요.

- 제가 보기에는 젖먹이 아기가 둘이었고, 어린이와 학생이 절반쯤 되어 보였어요.
- 김씨 문중 가족들이 함께 이 교회에서 믿음을 지켰어요. 타협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했고, 그 선택 때문에 순교할 수밖에 없었던 아픔의 역사가 있어요.
그런데 그 길을 가족이 함께 따를 수 있었다는 것이 오래 생각에 남았어요.
아이와 함께 갈 때 이렇게 해 보세요.
- 가기 전에 "오래전 전쟁 때에도 예수님을 믿는 마음을 끝까지 지킨 사람들이 있었단다" 하고 쉬운 말로 먼저 들려주세요.
- 아이가 질문하면 아는 만큼만, 차분하게 대답해 주세요.
- 묘역과 기념비 앞에서는 조용히 걷고 인사하는 법을 알려 주세요.
■ 2.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15에 있어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전시관이 있고, 설명과 게임, 체험놀이로 동학농민운동을 알아볼 수 있어요. 농민군의 화승총과 일본군의 스나이더 소총 모형을 나란히 놓고 화력 차이를 눈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당시 농민의 살림살이와 지도자들의 초상, 전봉준 심문 장면도 볼 수 있어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85건은 2023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아이에게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가 소중하게 기억하기로 한 이야기란다" 하고 들려주면, 역사를 더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어요.

세계가 함께 지켜야 할 인류의 가치로 인정받은 곳인데, 제가 간 날은 관람객이 많지 않아 한산했어요. 그만큼 아이와 천천히, 질문하며 둘러보기에는 좋았어요. 더 많은 아이들과 가족이 찾아와서 이 이야기를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
기념관 1층 벽면에는 말목장터의 감나무가 전시되어 있어요. 고사한 감나무의 줄기와 뿌리를 그대로 전시해 두었어요. 1894년 전봉준과 농민들이 이 감나무 아래 모여 뜻을 모았다고 해요. 1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던 나무가 2003년 태풍 매미에 쓰러졌는데, 보존 처리를 해서 기념관으로 옮겨 전시했다고 해요. 쓰러져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지켜 온 나무라서, 아이와 함께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 모여 함께 마음을 모았대" 하고 이야기해 주기 좋아요.
농민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았지만, 낮은 자리의 사람들이 함께 힘든 세상에 맞서 옳은 길을 가려고 했어요. 혼자였다면 어려웠을 길을 함께여서 갈 수 있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기 좋은 곳이에요.
■ 가는 길도 선물이에요
오늘 가는 길에 본 풍경이 정말 좋았어요. 누렇게 벼가 익은 황금빛 논과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이 길 내내 이어졌어요. 차창 밖을 함께 보며 "벼가 이렇게 익기까지 비도 바람도 지나갔겠지" 하고 이야기해 보면, 아이에게도 아픈 시간 뒤에 열매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들려줄 수 있어요.
■ 가족이 함께라면
두 곳을 돌아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가족도 함께하면 어떤 아픔 가운데서도 함께 이겨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불의와 타협해야 하는 어려운 순간에도 옳은 것을 따를 수 있는 용기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마음이에요. 아이와 함께 걷고, 함께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그 마음을 키워 줘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예요. 아이의 마음이 많이 힘들어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소아청소년과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와 꼭 상담하세요.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의인은 영원히 기억되리로다" (시편 112:6)
이름 없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믿음과 사랑으로 산 사람들은 기억 속에 남아요. 아이들과 함께 그 자리에 서 보는 것은, 아픔 앞에서도 마음을 지킨 사람들에게 배우는 시간이에요.
참고 자료
- 두암교회 순교기념관 기사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539464
- 두암교회 소개 기사 (노컷뉴스): https://nocutnews.co.kr/news/6538915
-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소개 (전북일보 2019): https://www.jjan.kr/articleAmp/20190325668293
- 말목장터 감나무 (전북일보 2017): https://www.jjan.kr/articleAmp/20170223604535
-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전북일보 2024): https://www.jjan.kr/articleAmp/2024050758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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