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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약사예요.

요즘 약국에 오시는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세요. "우리 아이가 배가 자꾸 아프대요", "요즘 짜증이 부쩍 늘었어요", "잠을 잘 못 자요."

이런 증상이 이어지면 걱정이 되시죠. 오늘부터 시작하는 「아이의 마음을 돌보는 처방」은 아이들이 보내는 몸과 행동의 신호를 함께 살펴보는 연재예요. 1화에서는 먼저 몸의 증상을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 그다음 마음의 신호는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 아이의 몸이 아프다는 말은 진짜예요

아이가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라고 하면 먼저 몸의 실제적인 증상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꾀병이라거나 마음 탓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첫걸음이에요.

아이의 복통, 두통, 피로, 잠의 변화는 장이나 영양, 감기, 알레르기 같은 몸의 문제에서 올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가면 먼저 소아과나 소아청소년과에서 아이의 몸을 진료받아 보세요.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어떤 때 아픈지 말씀해 주시면 의사 선생님이 원인을 살펴 주세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는 "의학적 원인 없이" 배나 머리가 자주 아픈 경우를 아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의 하나로 소개해요. 몸의 원인을 먼저 확인한 뒤에야 마음의 신호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비슷한 증상이 트라우마나 다른 문제에서 나타날 수 있어서 꼼꼼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안내해요.

■ 몸을 확인한 뒤, 마음의 신호도 살펴봐 주세요

어린아이는 마음의 아픔에 이름을 붙이기 어려워서 몸과 행동으로 먼저 신호를 보낼 수 있어요. NIMH는 어린 아이에게서 다음과 같은 모습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소개해요.

  • 자주 떼를 쓰거나 계속 짜증을 내요.
  • 두려워하거나 걱정이 많아 보여요.
  • 의학적 원인 없이 배나 머리가 자주 아파요.
  • 가만히 있지 못하고 늘 안절부절못해요.
  • 잠을 잘 못 자거나 악몽을 자주 꾸고, 낮에 많이 졸려 해요.
  •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이 적고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해요.
  • 성적이 갑자기 떨어져요.

CDC는 불안한 아이는 겉으로 두려움보다 짜증이나 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해요. 우울한 아이는 꾸중 들을 행동으로 보이기도 해서 게으르다거나 말썽꾸러기라고 오해받기 쉽다고 해요. 마음을 숨기는 아이도 있어서 신호를 놓치기 쉽다는 점도 함께 알려 주고 있어요.

물론 위의 모습이 있다고 해서 아이에게 마음의 병이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아이들은 누구나 한때 예민해질 때가 있어요. 중요한 건 몸을 먼저 살펴 주고, 그래도 걱정되면 "혹시 우리 아이가 말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을까?" 하고 한 번 더 바라봐 주는 것이에요.

■ 오늘 해 볼 수 있는 작은 처방

제가 약국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권해 드리는 작은 습관들이에요. 치료법이 아니라 일상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 주는 방법이에요.

  • 고치려 하기 전에 먼저 들어 주세요. "왜 그래?" 보다 "오늘 어땠어?" 하고 물어봐 주세요.
  • 아이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 주세요. "속상했구나", "무서웠겠다" 같은 말은 아이가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돼요.
  • 정해진 시간에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잠자기 전 10분만이라도 괜찮아요.
  • 아픈 증상과 변화는 날짜와 함께 간단히 적어 두세요. 소아청소년과나 상담 선생님을 만날 때 큰 도움이 돼요.

■ 언제 도움을 청해야 할까요

NIMH는 걱정되는 행동이나 감정이 몇 주 이상 이어지거나, 아이를 힘들게 하거나, 학교·집·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줄 때 도움을 구하라고 안내해요. 먼저 아이를 자주 보는 선생님과 이야기해 보고,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관찰한 내용을 나눈 뒤 필요하면 아동·청소년을 진료하는 정신건강 전문가를 소개받는 순서가 좋다고 해요.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를 해치겠다고 말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도움을 청하셔야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와 청소년 상담전화 1388이 있고, 생명이 위급할 때는 119에 연락해 주세요.

■ 혼자 애쓰지 않으셔도 돼요

아이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은 부모님 혼자 짊어질 일이 아니에요.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 학교 선생님, 상담 전문가, 가족이 함께할 때 아이도 어른도 힘을 얻어요. 다음 화부터는 걱정이 많은 아이, 화를 내는 아이, 잠들기 힘든 아이를 어떻게 돌볼 수 있는지 하나씩 이야기해 볼게요.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어요. 아이의 증상이 걱정되시면 소아청소년과나 전문가와 꼭 상담해 주세요.

📖 지혜서의 명언과 생각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나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 내느니라" (잠언 20:5)

아이의 마음은 깊은 물처럼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 물을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길어 올려 주는 것이 어른이 해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처방이라고 생각해요.

참고 자료

  • NIMH, Children and Mental Health: Is This Just a Stage? https://www.nimh.nih.gov/health/publications/children-and-mental-health
  • CDC, Anxiety and Depression in Children https://www.cdc.gov/children-mental-health/about/about-anxiety-and-depression-in-children.html